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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표절로 쫓겨난 기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돌아오다책 2024. 2. 25. 07:59
명문 대학인 케임브리지를 졸업한 영국계 스위스인이 있어. 이 사람은 2000년대 초부터 기자로 활동하며 '올해의 기자상'을 받고, 2009년에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좌파 인사 중 한 명으로 선정될 정도로 좋은 경력을 쌓았어. 하지만 2011년 기사의 내용과 제목 표절 문제를 시작으로 기사 조작 문제가 연이어 터졌고, 기자 경력의 시작을 만든 케임브리지 학내 신문사에서도 비윤리적인 행동을 해 쫓겨났다는 사실까지 드러났지. 그리고 위키피디아를 수정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지우고, 자신을 치켜세운 것이 들통나며 기자 생활은 끝이 났어. 그리곤?
짜잔 TED 스타 강연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대단하지? 인생은 회전목마라는 말을 이런 사람한테 써야 하려나. 누구냐고?
『도둑맞은 집중력: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을 쓴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Johann Eduard Hari, 1979)야.『도둑맞은 집중력』. 들어봤지? 읽은 사람도 많을걸. 선명한 주황색 표지가 인상적인 한국어판도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였어. 이런 사람 책이 왜 잘 팔리냐고? 글쎄...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요한 하리 말고도 문제 있는 작가들이 여럿 보이네. 작가의 도덕성은 책 판매량과 상관관계가 적나 봐.
책에 대한 비판은 없었냐고? 국내에서는 모르겠지만 해외에서는 많았어. 주요 비판은 요한 하리의 과거 행적 때문에 책의 내용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거야. 조작으로 문제 된 사람이니까. 요한 하리는 반박했어. 책은 개인적인 경험과 전문가의 연구 결과를 구분했고, 연구 결과만큼은 '객관적'이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책에 등장한 전문가들이 요한 하리의 주장처럼 최고의 권위자인지 증명이 어렵고, 또 그들이 최고의 권위자일지라도 요한 하리의 의견에 설득력을 높여줄 내용만 담은 것도 문제라고 해. 거기다 대부분 뻔한 내용을 대단한 내용인 거처럼 포장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집중력 저하 문제를 겪고 있잖아. 심상치 않은 작가임에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우리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려나? 하는 궁금증도 생기고 말야. 그래서 『도둑맞은 집중력』의 내용이 궁금한 친구들을 위해 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봤어.
우리의 집중력은 위기 상태다
집중력이 얼마나 유지될 거 같아? 학생은 19초, 성인은 3분이래. 더 큰 문제는 다시 집중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거야.
집중력 문제와 비만율 증가는 공통점이 있다
요즘 비만을 사회적 유행병이라 하기도 해. 우리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체중이 늘어난 게 아니라, 생활 방식 등 다양한 환경 변화 때문에 살이 쪘다는 거지. 그런데 집중력도 비만과 마찬가지로 생활 방식 등 다양한 환경 변화 때문에 낮아진 것임에도 습관의 문제로 취급받으니 문제라고 주장해.
테크 기업은 우리의 집중력을 뺏고 있다
테크 기업은 광고 수익을 위해 '무한 스크롤'같은 기능으로 무한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좋아요' 같은 사소하지만 잦은 보상을 통해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있대.
집중력은 한정된 자원이니 멀티태스킹을 멀리해라
MIT 얼 밀러(Earl Miller) 교수를 인터뷰했어. 교수 말로는 우리 뇌의 근본적인 구조 때문에 인간의 인지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래. 그래서 동시에 한두 개의 생각만 할 수 있대. 그런데 우리는 멀티 태스킹을 많이 하잖아? 그게 착각이라는 거야. 실제로는 빠르게 이 일, 저 일로 전환하는 거라 좋지 않대.
수면이 중요한 이유
18시간 내내 깨어 있다면(아침 6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하루가 끝날 무렵의 반응 속도는 혈중알콜농도가 0.05일 때와 같대 (혈중알콜농도 0.03~0.08: 단순 음주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1년 이하의 징역형)
잠을 자면 뇌척수액의 경로가 넓어져서 뇌의 대사 부산물을 제거하고, 뇌척수액은 뇌에서 독성 단백질을 씻어내 간으로 보내고, 간에서 이 독소를 없애준대. 한마디로 잠을 자면 뇌가 깨끗해진다!
카페인의 위험
우리 뇌에는 아데노신이라는 화학물질이 쌓이는데, 이 아데노신이 일정 수준 쌓이면 우리에게 졸립다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대. 그런데 카페인을 마시면 아데노신의 양을 파악하는 수용체를 차단해서 졸립지 않은 거래. 즉, 카페인은 연료가 아니며 연료계의 숫자를 가려 안 보여주는 역할일 뿐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거야.
딴생각의 장점
딴생각을 할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종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를 수 있대.
정리한 내용 어땠어. 자세히 읽어보고 싶어졌을까? 작가의 문제 때문에 책의 내용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몰라서 찝찝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 공감했어. 나도 집중력 문제를 겪고 있거든. 그러니 이 책의 좋고 나쁨은 개인의 선택에 맡길게. 스스로 생각해서 책의 부제처럼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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